- 등록일 201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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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IK 저널 2013. 8월호
칼럼 인프라 투자 복지에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인프라투자는 복지에 대한 걸림돌일까, 디딤돌일까”
박종웅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회 장
지난 2월 출범한 새정부는 "국민이 행복한 희망의 새시대”를 국정비전으로 표방하고 맞춤형 고용·복지를 5대 국정목표의 하나로 채택하였다. 이에 따라 새정부의 복지정책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복지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복지문제의 해결은 엄청난 국가예산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정부와 지자체는 복지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SOC(사회간접자본)인프라에 대한 예산을 크게 줄이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삭감할 계획이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사람들은 SOC인프라투자는 복지가 아니며 복지를 가로 막는 걸림돌로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복지확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속 성장 없는 국가의 복지는 오래갈 수 없다’는 시각이며 생활밀착형 인프라확충은 서민들을 위한 가장 보편적인 복지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필자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에서는 서울시민의 행복과 인프라와의 관계를 조명하고 시민이 행복한 도시, 경쟁력 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가에 대한 심도 있는 대안을 모색코자,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서울대학교 도시계획연구실에 의뢰「글로벌 탑5 도시를 향한 서울시의 인프라 투자방향」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행하여왔다. 연구결과를 내용으로 지난 7월 4일에는 서울시의회 건설위원회와 공동으로 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많은 참석자들과 토론자들 역시 경쟁력 있는 서울, 시민의 안전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생활밀착형 도시인프라의 지속적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자료에 의하면 서울시의 사회복지 예산비중은 ’07년 19.7%에서 ’13년 47%로 비약적으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인프라 예산은 49%에서 28.9%로 급감하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인프라 투자를 축소해도 될 만큼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불과 2년 전 18명의 인명 피해와 수백억 원대의 재산 피해를 준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를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강남대로와 세종로 사거리 침수 등 커다란 수해가 서울에서 발생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언제 큰 자연재해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자연재해 예방을 위한 사전준비와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전반적인 인프라는 다른 국제도시와 비교해 보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대중교통 상황도 열악하다. 1인당 도로연장은 14개 도시 중 최하위이며,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간 낭비와 물류비용도 엄청나다.
서울내에서도 공원, 녹지, 주택 등 생활인프라는 지역간 불균형이 심하고 낙후된 지역일수록 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들어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울시가 인프라 투자를 축소한다면 낙후된 지역의 시민불편이 가중되고 장기적으로 서울시민의 삶의 질 저하와 도시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아직도 서울 한복판에는 낙후된 지역이 너무 많다. 일례로 지상으로 통과하는 지하철 1·2호선 및 경부선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매일 열차의 소음과 진동에 시달린다. 심지어 건물에 균열이 생기고 지반이 내려앉는 등 민생안전에도 위험을 느낀다. 이들 노선의 지하화를 통하여 주민들의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지상공간의 재창조와 녹색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복지투자라 생각한다. 그래서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낙후된 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는 꼭 필요하다.
오늘날에도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다른 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에 대한기여도가 높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노동자나 서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직접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인프라 투자는 결코 복지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아니며 복지의 디딤돌이자 진정한 보편적 복지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건설협회 서울시회에서 수행한 「글로벌 탑5 도시를 향한 서울시의 인프라 방향」연구용역은 민간에서 서울시민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도시의 경쟁력을 위해 어떤 투자가 어떻게 이루어 져야 하는냐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아무쪼록 연구결과가 서울시의 VISION 2030과 중장기 도시계획에 최대한 반영되길 바란다.